1.
지난주 금요일 곱창먹으러 홍대갔다가 곱창은 냄새만 맡고 고추장 불고기를 지나 다찌노미야까지 가게 되었네요.
곱창은 교대가 갑 아니냐고요? 네 맞죠. 근데 왜 홍대냐고요?
뻥 좀 보태서 눈감고도 여기는 괜춘한 집 여긴 별로 응 여긴 새로 생겼네 할 수 있는 동네,
어디에 던져놔도 어디건 찾아갈 수 있는 동네가 오랜 지인을 만나기엔 좋답니다.
옷도 사람도 거리도 술도 모두 익숙하고 편안하니까요. 편안함의 향연, 좋지 않아요?
사실 제가 아는 동네가 홍대밖에 엄써요 ㅇㅇ 
뭐 여튼 그래서 술을 마시고 술을 마시고 규수당 찜질방에서 콜콜 잤다는 이야기.
아침에 일어나서 하이데어 켜보고 큭큭 웃는건 옵션.

2.
어제 보리소주를 마시다 문득 든 생각인데 홍대에 2~3년 전부터 급 왜색이 창궐하고 있더군요.
1) 카레집 맞은편은 일식 이자카야, 건너골목은 일식라면집, 골목 타고들어가면 또 일식집에 돈까스 전문점, 일본 가정식 전문점까지;;
2) 블록을 바꿔보려 국민은행쪽 도로를 건너면 건물을 사이에 끼고 양쪽으로 각각 회전초밥 일식주점 덮밥집 돈까스전문점 일식라면 일식라면 롤 전문점.
3) 학교쪽으로 빠져도 벤또, 라멘, 이자카야, 정식 또 라멘 또 벤또 우어어어어.
이건 뭐 두세집 건너 하나는 일본식이더군요.
한 4년전까지만해도 10군데 내외 지금도 유명한 가게뿐이었는데말이죠 +_+
정말이지 홍대는 붐이 일어나면 동네 전체가 다 편승하는거 같아요.
이러기 전에는 골목마다 떡쌈이 있었고(사라짐 _ _)
그보다 옛날에는 골목마다 횟집(얘네들도 사라짐 _ _)
그보다 옛날에는 지금 일식만큼 고기집(얘네들은 바운더리를 마시자골목 뒷쪽으로 이전 _ _)
그리고 그보다 옛날에는 서너집 건너 한 집이 찜닭인 때도 있었죠.(명복을 빕니다 _ _)
아,
문득 여기까지 생각하다보니 걷고싶은거리가 생기기 이전 딱 그자리가 생각나버렸어요 *_*
옹기종기 작달막한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골목이었죠.
떡볶이랑 순대가 먹고싶은 여고생 애들도,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들도 와글와글 몰려가는
골목이었답니다 거긴. 튀김 떡볶이 순대 냄새랑 홍합이랑 골뱅이끓이는 냄새가 가득했죠^^
아....추억이여. 그땐 갓 스물이었는데 아우 벌써 내가 몇살이야=ㅅ=

3.
그렇게 술마시고 다음날 몸도 깨끗하게 뽀독뽀독 씻고서 깔끔한 모습으로 만난게 조카였어요.
(털썩. 내 주위에 있던 여자 사람들은 다 어디간거지.)
조카 대학 입학 선물을 사주기로 했거든요.
설날때 이모한테 입학선물로 노트북받았다고 저한테 초롱초롱 이야기를 한게 발단이었죠.
차라리 세뱃돈을 달라고 그러지. 아니 사돈댁은 어찌 저런걸 입학선물로 어흐흑.
결국 백팩 + '백'을 사주기로 했는데 백팩이 오늘이었던거죠.
우리 조카님 자랑스럽게 차비만 들고왔다고 이야기하더군요. 크핫핫 어흐흐흐흑.
밥부터 먹이고, 지나가다 1300K들러서 다이어리도 하나 사주고,
홍대는 예쁜 백팩이 없다는 결론하에 신촌현대백화점까지 갔죠. 정확히 말하자면 그 옆에있는 아웃렛.
조카님께서는 드디어 가방을 고르셨고 전 체크카드로 계산을 했는데, 걍 백팩이 생각보다 가격이 꽤 나가네요. 
다음주에 사 줄 백 가격을 백팩을 통해 추산해보고 오한이 들 만큼.
나중에 내새끼가 생기고 그 아이가 대학가게되면 두고봅시다 형님. 명품의 세계를 알려드리죠. 훗.
계산끝내고나니 조카가 약속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는다더군요.
신촌 크레마가서 핫초코 사주면서 이야기들어보니 이 아이, 공대에 입학했더군요.
오리엔테이션이 코앞이라길래 OT술자리에 관한 조언을 들려줬죠.

0) 공대녀는 두 가지로 나뉜다. 아름이랑 남자. 니가 어느쪽인지 우선 파악해두거라.
    그걸 알아야 주량오버상태에서 자꾸 권하는 잔에 애교를 발사했을때 피하게 될 지,
    혹은 두 배로 마시게 될지를 알 수 있다. 후자쪽이라면 애교는 포기해라. 사망한다.
1) 집에서 부모님이랑 술 한 잔 하면서 니 술버릇이 뭔지 알아두는게 좋을꺼다.
   오리엔테이션에서 11학번 개가 탄생했는데 그게 너면 좀 그렇지않느냐.
2) 부모님이 목격하신 니 술버릇이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OT가서는 한약먹기때문에 술 못먹는다 그래라.
3) 나랑 비슷한 분위기나는 선배가 니 옆에 앉으면 그건 학생회가 보낸 자객이니 조심해라.
    니가 사망할때까지 니 옆을 떠나지 않을꺼다.
4) 주량이 오버했는데 자꾸 술 권하면 '집에서 1시간마다 전화하라 그랬다' 라고 뻥치고
    자리를 피해서 물도 마시고 쉬거라.
5) 견디셔같은거 술마시기 한시간정도 전에 몰래 마셔둬야 다음날 밥이 넘어갈꺼다.
....
뭐 대충 이런거였죠^^그러고 조카를 보내고 집에 왔네요.
근데 기분좋게 집에 왔는데
오자마자 저도 모르게 컴퓨터를 켜서 통장잔고를 보게 되네요.희한하네.
눈물도 막 나네 희한하네?

4.
일요일은 미드 '레전드오브시커' 시즌2 - 22부작을 싸그리 봤습니다. 
소감은
1) 완결된 만화책 시리즈 하나를 독파한 느낌
2) 주인공 배우가 크레이그 호너인데, 시즌1에서는 못느꼈던건데
   시즌2에서 웃고있는거 클로즈업으로 잡으면 브렌든 프레이저가 보여. 
   미이라에 나오는 바로 그사람 말이야. 이거 나만 그런거임?
3) 출연진중에 타브렛 베델이라는 배우가 있는데 말이지, 
   이 분도 프로필 사진보면 딴판인데 드라마안에서는 보면 볼수록 줄곧 드는 생각이
   좀 있으면 몸에 물끼얹으면서 '대출은 솔로몬' 이라고 말할 것 같아.
   이것도 내눈에만 닮아보이는거임?
4) Emily Foxler 예쁘다.

뭐 대충 이정도네요. 제목이랑 '검색치면 처음 나오는 사진'보면 딱 떠오르는
바로 그 분위기에 그 스토리대로 진행되는 드라마라서 상세한 리뷰는 생략합니다.
이런 류 좋아하시는 분이시라면 재미는 있어요^^ 

5. 
보리소주. 원함? 진짜? 사드리죠. 날짜 딱 잡으세요. 크크.
이거슨 특정인에게 보내는 메세지.


다들 쾌변쾌변!! 아시죠?^^끨끨끨
Posted by by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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