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일요일은 개뿔,
햄버거 먹으러가자는 친구놈 부부를 태우고 법인차량 운짱해서 송탄까지 갔었더랬습니다.
오산비행장 근처는 이미 한국이 아니더군요.=_=
사방에 널린게 샘이랑 스티븐스. 간판은 죄다 영어. 헐.
여튼 여차저차 소문만 잔뜩 들어온 '송탄미스리버거' 발견.
아, 정기휴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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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샹 송탄까지 이거먹으러 온건데 돌아가야하나요호롤롤롤 하면서 뒤를 돌아보는데
비슷한 상호 '미스진버거' 발견.
풉. 짝퉁의 위력이라니 생각하면서 온 김에 한국 아닌 한국을 구경하러 어슬렁어슬렁 옆길로 빠지려는데, 응?
친구부부는 그쪽으로 발걸음도 신나게 걸어가네요?
'어이, 자네들 어디가는겐가.'
'저기. 미스진.'
'뭐라도 하고 가야겠다는 일념은 이해하네만 저것은 짝퉁. 맛에 대한 보장이 없지아니한가.'
'아, 미스리에서 분가한 가게야.'
'아~, 분가...읭???'
그러고보니 그 '미스진'도 성황리 영업중. 본가가 문닫는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무슨 개미지옥.
아, 그렇습니다. 저는 그저 허접한 편견에 빠진거였습니다.
그런데 어라, 뭔가 좀 이상합니다.
바쁜건 이해하겠는데 주문받을 생각도 안하고, 말걸어도 대꾸도 안하고.
여기 온게 처음이 아니라는 친구놈도, 깡촌에서 구경나온 저도 스팀이 슬슬 오르기 시작했습죠.
결국 20여분간 돈들고 멍때리다 뻗칠데로 뻗친 친구놈.
'우리 걍 맥도날드갈까?'
허허허허허허허허.
이친구가 이 한국인지 미국인지도 불분명한 골목에서
이수지역 이탈하고 놀러나온 샘이랑 스티븐스, 그중에서도 말투만 들어도 못배워먹은 티나는 것들도 '풉'하는 'Mickey D'를 가자하네요.
에라이, 될데로 되라. 끨끨.
마음을 비우고 그냥 저는 골목구경을 시작했습니다.
근데 가만히 구석구석을 보다보니까 카메라 안들고온게 마구마구 후회되더군요.
70년대 여인숙들어가는 골목입구같이 생긴곳에 무려 'club STARDUST'라는 간판이 작게 붙어있고,
(Stardust? 내가 저걸 어디서 봤더라 곰곰 생각해보니 아놔 라스베가스의 오랜 랜드마크, 호텔&카지노 이름;;;;)
골목에서는 무슨 오뎅꼬치 파는것 처럼
'Hui-rin Burger'[뭐 암튼 이런 느낌의 중국삘인지 베트남삘인지 이름인데 정확히 기억이;;] '뭐시기 grill'같은 노점상들이 군데군데 널려있는 이 풍경이라니!!!!
아까 봤던 '우렁찬 소리를 내며 할리를 타고 지나가던 돼지아저씨들' 기억따위 깨끗하게 날려주더군요.
믹키디를 들어갔다 거기마저 싫어서 나오건 말건 신경안쓰고 전 구경에 마냥
신났더랬습니다.
'아.. 내가 이걸 보러 여기온거구나.'
결국 먹기로 했던 점심은 저녁으로 바뀌어 그것도 무려 찜질방에서 먹게되었지만,
내 꼭 가까운 시일안에 오산 비행장쪽을 카메라 들고 한 번 더 가리라 다짐하는 하루였습니다.
(꼭 토요일날 갈껍니다. 내 그놈의 미스리인지 미세스리인지도 꼭 먹고말꺼거든요.)
세 줄 요약.
친구부부 운짱해주면서 골목구경하러 송탄갔다왔습니다.
사진기가 아쉬웠습니다.
미스리버거, 언젠간 꼭 먹고말꺼야.
끝.